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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본] 할머니의 비밀 날짜 2013.09.25 00:00
글쓴이 건설뉴테크 조회/추천 466/18

??????????????????????????????????? 할머니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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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이 몰아치던 어느 겨울밤이었습니다.

가게들이 다 문을 닫은 시장통을 지나 졸고 있는 가로등 옆을 지날 때였습니다.

어렴풋이 신음 소리 같은 게 들려 뒤를 돌아보니 할머니 한 분이 길바닥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으…음….”

“할머니 정신 차리세요. 할머니 할머니!”

아무래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할머니를 들쳐 업은 나는 가까운 여관으로 할머니를 모시고 갔습니다.

그 시간에 문을 연 병원이 있을 리도 없고 수중에 돈도 몇 푼 없어 일단 몸이라도 녹이게 해 드리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할머니…정신 좀 차리세요.”

초라하기 짝이 없는 여관방이었지만 아랫목만은 절절 끓었고 그 온기에 언 몸이 녹았던지 할머니는

다행히 곧 의식을 회복했습니다.

“할머니 정신이 좀 드세요?”

“휴, 내가 또 쓰러졌었구먼, 고마워 학생. 고마워….”

자취방에 연탄불도 갈 때가 넘었고 아침에 학교 갈 일도 걱정이 됐지만 할머니 혼자 낯선 여관방에 두고 갈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결국 같이 밤을 지새게 된 나는 괜스레 시골집 할머니 생각도 나고 해서 고학생 어려운 처지며 장래희망이며 이런저런 얘기를 늘어놓다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여관방을 나서는데 할머니가 내 연락처를 물었습니다.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세요. 제가 힘이 돼 드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려 그려.”

겨울이 가고 할머니의 그 일을 까맣게 잊고 있던 어느 봄날,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어리둥절해서 찾아간 내게 경찰서장은 표창장과 함께 흰 봉투 하나를 내밀었습니다.

봉투 속에는 지난 겨울 시장통에 쓰러져 있던 그 할머니의 사진과 돈 5백만 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자네 앞으로 남긴 걸세.”

경찰서장을 통해 듣게 된 자초지종은 이랬습니다.

젊어서 혼자된 할머니는 시장통에 식당을 차려 돈도 많이 벌고 아들 둘을 미국으로 유학까지 보냈습니다.

하지만 결혼을 한 후 감감무소식. 아파 쓰러져도 돌봐 줄 혈육 한 점 없이 지내다가

그 지독한 외로움이 병이 돼서 끝내 눈을 감으셨다는 것입니다.

나는 그 난데없는 포상금 5백만 원을 차마 거절하지 못했습니다.

할머니의 마음 같아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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