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인날 신부의 방귀는 복방귀다 **
이런 말이 참 좋다. 방귀 이야기라 고약해 보일지 몰라도 생각할수록 좋은 말이다.
혼인날 신부가 방귀를 뀌었다면 얼마나 무안하겠는가? 방귀를 마음대로 뀔 수 있기까지는
많은 세월이 필요한 법일 터, 많은 세월이 지나도
민망한 마음은 남기 마련일 텐데, 하필 결혼하는 날에 새색시가 방귀를 뀌었으니,
필시 신부의 얼굴은 홍당무가 되어 고개도 들지 못했으리라.
그럴 때 신부의 무안함을 달래주던 말이 '혼인날 신부의 방귀는 복방귀'였다.
그렇다고 신부의 무안함이 쉽게 가시지는 않았겠지만, 그런 말이 주는 고마움은
새 삶을 시작해야 하는 신부에겐 더없이 큰 것이었으리라.
다른 사람의 무안함을 후덕하게 덮는 너그러움이 물씬 묻어난다.
하다 못 해 방귀까지도 복방귀라 부르는 그런 마음만 가지고 살아간다면 세상사
그 무엇 하나 복 아닌 것이 따로 있겠는가.
'혼인날 신부의 방귀는 복방귀',
누군가를 조롱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따뜻하게 격려하기 위해 마음에 담아두고 싶은 고마운 말이다.
- 한희철 목사 -
남의 마음을 이해해 주고 배려해 주고 감싸주고 도와주는 마음으로 사는 삶도 법정스님의
‘무소유’의 참 뜻대로 사는 삶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우리 조상들 중 청빈(淸貧)한 삶을 사신 분도 많았고, 그 높은 가치를 칭송(稱頌)하는
글이나 이야기가 많은 것도 그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남을 배려하고 도와주는 마음으로 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옮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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