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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본] 봉이 김선달의 쉰 팥죽 날짜 2014.01.16 16:53
글쓴이 최광지 조회/추천 461/17

 

** 봉이 김선달의 쉰 팥죽 **

 

봉이 김선달의 아내가 어느 해 동지에 팥죽을 너무 많이 쑤었다.

날이 그리 춥지 않은 탓에 팥죽이 몽땅 쉬어 먹을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아내는 못 먹게 된 팥죽이 아깝다고 울상을 짓고 있었다.

그러자 김선달은 아내에게 뭐라 말하고는 그녀와 함께 팥죽을 가지고 장터로 갔다.

장터에 도착한 그는 큰 종이에 ‘맛있는 팥죽이 단돈 한 냥’이라고 써 붙였다.

점심때가 되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자리가 차자 김선달의 아내가 손님들에게 말했다.

“팥죽을 한양 식으로 초를 쳐서 드릴까요, 아니면 그냥 시골 식으로 드릴까요?”

그때 김선달이 그녀의 말을 막으며 손을 내저었다.

“여기 계신 분들은 전부 촌사람들이라 한양 식으로 주면 못 드시니까 그냥 시골 식으로 내오시오.”

그러자 손님들이 웅성거렸다.

“예끼 여보쇼, 촌놈이라도 입맛은 한양 식이오!”

“아, 맞다마다.”

“전부 한양 식으로 주시오!”

그러자 김선달의 아내는 그들에게 쉰 팥죽을 한 그릇씩 내주었다.

손님들은 맛이 조금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한양 식이어서 그러려니 하며 맛있게 먹었다.

대동강 물을 팔아 치우듯 못 먹게 된 팥죽을 한양식 팥죽으로 둔갑시킨 봉이 김선달,

조금 엉뚱하긴 해도 그는 조선 시대에 이미 최고의 마케팅 전략을 펼친 셈이다. [옮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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