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눔의 쌀 뒤주 **
지리산 자락, 구례에 영조 52년 유이지 공이 지은 운조루(雲鳥樓)라는 고택이 있다.
이 집의 곳간채 앞에는 '타인능해(他人能解)'라는 글씨가 새겨진 쌀 뒤주가 있다.
'타인능해'란 다른 사람 누구나 마개를 열 수 있다는 뜻으로 양식이 없는 이는 누구라도
쌀 뒤주 아래편에 직사각형의 마개를 열고 쌀을 퍼갈 수 있는 뒤주였다.
뒤주의 위치도 집 주인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놓아두어 쌀을 가져가는 이가 마음 편하도록 하였다.
이 집에서는 한 해 200가마의 쌀을 수확했는데, 이 뒤주에서 나가는 쌀이 대개 36가마 정도였다고 한다.
또한 굴뚝 높이를 1m도 안 되게 아주 낮게 만들어 밥 짓는 연기가 배고픈 이웃에게 보이지 않도록 하였다.
연말에 이 뒤주에 쌀이 남아있으면 손님 대접을 소홀히 했다고 해서 하인들이 주인에게 꾸중을 들었다 한다.
각종 민란과 6.25때 많은 지주의 집이 파괴되었지만 이 집은 잘 보존되어 지금도 후손들이 살고 있다.
나눔의 마음도 훌륭하지만 받는 이의 마음까지 배려하니 더욱 아름다운 이야기다.
- [사색의 향기문화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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